두꺼비와 함께하는 풀빛 마을 - 산남동 원흥이 생태공원
두꺼비와 함께하는 풀빛 마을 - 산남동 원흥이 생태공원
  • 신동권 기자
  • 승인 2012.03.22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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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들어선다는 입춘이 지나고 우수가 지나면 겨우내 얼었던 대동강물이 풀린다고 한다. 이때부터 완연한 봄을 느끼게 되는데, 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온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경칩이 다가오면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개구리(또는 도롱뇽) 알을 건져다 먹는 풍습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청주 도심 깊은 곳에서도 시골에나 산다는 두꺼비와 개구리가 깨어나는 곳이 있을까? 산남동에 위치한 원흥이 두꺼비 생태공원! 기자와 함께 둘러보자.
                                                                                                           <편집자 주>

  두껍아 두껍아 새 집 줄게 헌 집 다오.
  원흥이 생태공원은 국내 최대의 두꺼비 서식지로 습지 가운데 드물게 외래종인 황소개구리 등의 공격 없이 두꺼비가 알을 낳고, 맹꽁이(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보호동식물), 가재(1급수지표종), 고라니(야생포유동물), 새매(천연기년물 232호), 백로, 황조롱이 등 20여종의 희귀 조류와 수생 생물들이 살아가는 도심 속 생태 학습장이다. 기자가 도착했을 때 원흥이 생태공원은 겨울동안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새 옷을 입느라 분주했다. 방죽에 쌓인 쓰레기를 건져내고 울타리를 새로 만드는 등 생태공원의 자원봉사자들은 우리가 즐겨 부르던 동요의 내용과 달리 두꺼비들에게 헌집을 받는 대신 새집을 지어주고 있었다.

  개구리, 맹꽁이, 두꺼비 뭐가 다르지?
  이 질문이 궁금하다면 원흥이 두꺼비 생태 전시관을 둘러보라! 두꺼비 생태 전시관에는 개구리와 도룡뇽, 맹꽁이 등 알의 생김새를 관찰 할 수 있으며 각 양서류들의 특성과 습성, 심지어 각각의 다른 울음소리까지 들어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어른들과 함께 온 아이들은 호기심과 신비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고, 기자는 마치 어렸을 적 시골집에 놀러가서 개구리와 물고기를 잡아서 놀던 즐거운 기억이 떠올라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청주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원흥이 두꺼비
  원흥이 방죽은 2003년 토지공사가 산남지구 택지개발공사를 시작하기 직전, 구룡산에서 동면하던 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알을 낳기 위해 방죽으로 몰려가는 모습이 시민들에 의해 발견되면서 도심에 자리한 이곳만은 살리자는 시민들의 소중한 마음이 모아져 지어진 곳이다. 두꺼비 산란지가 택지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시민환경단체들은 원흥이생명평화회의를 구성하고 보존운동에 나섰다. 벌목 저지를 위해 아침마다 원흥이로 출근했던 아버지, 아이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자연 속에서 살기를 바랐던 어머니, 두꺼비 살리기 서명운동에 동참한 청소년들, 그리고 모든 청주 시민들의 사랑과 관심이 지금의 생태공원을 만들었다.

▲ 원흥이 생태공원의 연못에 개구리와 두꺼비들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


  두꺼비를 구해주세요!
  지난 13일 ‘원흥이방죽’을 찾은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두꺼비의 생명을 지켜달라는 초등생들의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편지 10여 통을 받았다고 한다. 학생들이 아기자기한 손으로 쓴 편지에는 매년 되풀이되는 '두꺼비 로드킬'에 대한 안타까움과 "환경부 장관님, 두꺼비를 살려주세요. 두꺼비와 친구가 되고 싶어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기자가 취재를 했던 지난 10일 한 시민은 “학생들은 공부하느라 힘들 텐데 여기서 좀 쉬어갔으면 좋겠어. 두꺼비들도 쉬는 곳인데”라며 “쉬는 김에 봉사활동도 좀 하면 좋고”라며 웃음기 어린 농담을 건넸다. 하지만 그 농담 속에는 두꺼비, 나아가서 청주시민을 위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태공원을 나오면서
  원흥이 두꺼비 생태공원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다수 운영하고 있다. 부모와 유아가 함께 참여하는 ‘청개구리 교실’은 나뭇가지, 돌멩이, 솔방울 등 자연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가지고 노는 자연생태 프로그램이다. 또한 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물들의 생활사를 보고 느끼며 관찰하는 ‘관찰 교실’ 그 외에도 △두꺼비 만들기 교실 △숲속 미술 교실 △무당벌레의 연못 이야기 등이 있다. 전시관을 관람하고 나오는 도중 한 꼬마 아가씨가 “엄마, 나 이제부터 냇가에 쓰레기 안 버릴꺼야”며 사탕봉지를 주머니에 도로 넣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막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두꺼비들이 이 모습을 지켜봐야 할텐데. 기자만 보기 아쉬운 장면이다.

△ 시내권역노선 법원 앞 하차 : 20-1번, 20-2번, 30-1번, 30-2번, 851번
△ 우리대학 우체국에서 출발해 도보도 약 30분 거리
△ 홈페이지 : http://www.wonheungi.net/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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