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검체일치(氣劍體一致)! 무료한 일상을 후려치다!
기검체일치(氣劍體一致)! 무료한 일상을 후려치다!
  • 신동권 기자
  • 승인 2012.03.22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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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저녁 6시 반. 한 밤 중 어둠이 내려앉고 달빛이 고개를 내밀면 검은 도복을 입은 맨발의 학우 무리가 우리 대학을 가로지른다. 잠시 후 야외음악당에서는 이내 강인하고 굵은 함성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는 검우회 동아리 회원들이 운동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소리이다. 심신을 가라앉히며, 정신을 무장하고 평상심을 칼끝에 담아 던지는 검우회 회원들! 기자와 함께 검우회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편집자 주>


  검우회 회원들은 저녁 6시 반부터 8시까지 야외음악당이나 사범관 로비에서 매일 모여 검도 연습을 한다. 회원들이 운동하는 모습은 수업을 마치고 뒤늦게 귀가하는 학우들에게 신기한 볼거리이다. 이들의 기합소리는 늦게 귀가하는 여학우들에게는 보디가드가 될 수도 있고, 남학우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로망이었던 ‘칼싸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4일, 아직 쌀쌀하고 추운 날씨에 떨고 있는 기자와 달리 검우회 회원들은 이런 추위는 별 것 아니라는 듯 맨발 상태에서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김동균(경제·2) 검우회 회장은 “검우회 활동을 통해 검도수련은 물론이고, 승급심사에 도전할 경우 ‘급’과 ‘단’을 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을 바로잡고 집중력을 키우는 데는 검도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다시 훈련에 매진했다.

▲ 검우회 회원들이 모든 정신을 칼 끝에 모아 마음을 다스리고 집중력을 올리고 있다. 검도는 전략과 순간적인 반응, 상대방의 의도를 일기 위해 모든 감각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순발력, 판단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몸 풀기가 시작되자 이어 후리기, 3동작-2동작-1동작, 빠른 머리, 호구착용, 연격, 자유대련 등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선배들의 매서운 목소리가 후배들의 잘못된 자세와 스텝을 꾸짖자 주변의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선배들의 목소리에는 따끔한 일침이 담겨있었지만 호구 사이로 비치는 눈빛에는 후배들은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있어 보였다.
  발구름과 기합, 타격의 이 세 가지 동작이 단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벌어지는 광경을 보고 기자는 회원들의 집중력과 속도, 순발력에 놀랐다. 대련과 연습을 병행하면서 회원들의 함성소리가 절정으로 치닫고 손에 쥔 죽도가 공중으로 뻗쳤다.
검도가 위험한 운동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회장은 “보호구를 착용하기 때문에 타격에 대한 느낌은 오지만 아프진 않다”고 말해 기자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보호구와 같은 장비 구입, 수강료 등으로 인해 검도는 고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검우회 에서는 값비싼 호구나 기타 장비는 선배들에게 물려받을 수 있어 죽도와 도복만 준비한다면 학우들이 부담 없이 운동할 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냐고 묻자 김 회장은 “작년에 종합우승을 차지했던 2011년 충청권 대학교 검도동아리 연합대회”라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점수오류가 있어서 우승을 차지한 것도 나중에 알게 돼 그 감격이 조금 덜했다”며 당시의 아쉬운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체를 단련하는 스포츠지만 정신수련을 중요시하는 신사적인 운동 검도! 이번기회에 검우회에 발을 들여 보는 것은 어떨까? 날카로운 기합소리를 지르다 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잡념들은 허공으로 사라지고 강인해진 자기 자신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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