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하루 일과 중 독서를 ‘1번’에 놓아라
자신의 하루 일과 중 독서를 ‘1번’에 놓아라
  • 박준영 기자
  • 승인 2012.08.27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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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터뷰 - 소설가 전상국이 말하는 우리와 책 사이의 이야기

▲ 사색에 잠겨있는 전상국 소설가
 매년 줄어드는 독서량에 우리의 인격, 정신이 점점 피폐되고 있다. 기자는 우리 학우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독서 증진을 위해 좋은 책을 쓴 작가를 만나서 인생이야기, 책이야기 등을 들어보는 연재기획을 마련하였다. 첫 번째 순서로 우리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줄 작가, 분단소설 ‘아베의 가족’으로 유명한 소설가 전상국을 만났다. 지금부터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Q1. 본인소개를 간단히 한다면?

 1940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났고 1960년 경희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동행’으로 등단했다.

 ‘아베의 가족’, ‘우상의 눈물’ 등 다수의 작품이 있으며 수상 경력으로는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불교문학상 등이 있다. 현재는 강원대 명예교수 및 김유정문학촌장, 황순원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있다.

 Q2. 등단 동기는 어떻게 되는가?

 열등감 체질이라 혼자 있는 시간에 상상하는 즐거움이나 책 읽기를 즐긴 것이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된 듯 싶다. 특히 중학교 때 ‘홍길동전’과 ‘루팡’ 시리즈의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평생 즐기며 살 수 있는 것이 글 쓰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져왔다. 더 직접적인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 제6회 학원문학상 소설부문에 3등으로 입상한 것이 작가의 꿈을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다.

 Q3. 소설가가 되기까지의 어려움은 없었는가?

 고등학교 때 두어 번 출전한 백일장에서 단 한 번도 입상하지 못한 열패감으로 많이 괴로웠다. 그때 내가 문장력과 어휘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문예선생을 통해 확인하면서 많이 절망했다. 다행히 열등감을 이겨내려 좋은 문장 만들기와 어휘력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문학의 일차 자료인 언어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특히 언어 다루는 즐거움을 얻게 되었다.

 Q4. 인생철학이 있다면?

 나는 자연 앞에서 언제나 거침없이 감동한다. 오늘 바라보는 것이 내 생애 마지막 풍경이라는 생각을 하면 들풀 하나라도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 현재 이 시간과 공간에서의 마음이 바로 내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 시간과 공간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즉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걸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Q5. 향토적 색깔의 소설을 많이 집필했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다면?

 나는 평소 내게 가장 절실한 것, 그리고 가장 잘 아는 데서 작품의 의도나 소재를 찾으려고 한다. 시골에서 자라서 어릴 때부터 눈에 익고 몸에 밴 것, 그곳에서 경험했던 생활의 향수, 혹은 잃어버리고 산 것에 대한 반성 및 복원이 곧 내 글쓰기 관심의 주류가 될 수밖에 없다. 등단작 ‘동행’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귀소의지, 즉 자신의 뿌리, 근원에 돌아감으로써 제대로 현실을 인식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아베의 가족’ 등 귀향을 모티프로한 작품의 배경이 되었다.

 Q6. 요즘 대학생들의 평균독서량이 3권 미만인데 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책은 인격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마음의 여유 갖기, 그리고 자기만의 오솔길 걷기가 독서라고 생각한다. 특히 종이책은 무게가 많아지고 깊이가 깊어질수록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그런데 이런 책을 가까이 접하지 않는다면 정신의 피폐화를 가져 올 수 있다. 그동안 책을 멀리해서 가까워지기 힘들다면 우선, 자신의 하루 일과 중 독서를 ‘1번’에 놓아보라. 한결 독서가 쉬어질 것이다. 덧붙여 내가 추천하고자하는 책이 있다면 도스또옙스키의 소설들이나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그리고 국어사전이다.

 Q7. 전자책이 대중화 되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문학이 인간 본성의 발견이라고 본다. 나아가 새로운 질서·가치·의미를 찾는 일에 상상력이 발휘되는 가장 매력적인 예술이라 생각한다. 이 창조물은 오직 종이책을 읽을때만 나타난다.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않는 전자책은 그럴 여유를 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터넷 시대라는 정보의 홍수에서 자기를 잃지 않기위해 종이책을 손에 들어야 한다. 컴퓨터 커서가 깜박거리는 동안 우리가 받아야 할 어떤 쫓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도 종이책을 가까이 해야 한다.

 Q8. 글쓰기 자체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글쓰기와 친해지는 방법은?

 글 쓰는 일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도 좋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글쓰기는 즐거워야 한다. 좋은 글은 글짓기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법이다. 내가 신명을 내지 못한 글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자기만 아는 이야기, 누구도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은 나만의 남다른 느낌이 있을 때 글쓰기의 즐거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Q9.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물은 스스로 길을 낸다. 웅덩이를 채웠다가 넘쳐흐를 만큼의 수량이 문제다. 물줄기가 위로 솟구치는 샘물을 발견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물이 고이기도 전에 허겁지겁 이를 퍼내기보다 그곳에 물이 고이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패기의 젊은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열등함과 마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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