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이 되려 하지 말고 Only one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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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영 기자
  • 승인 2012.10.05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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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식 영화감독 인터뷰

▲ 나는 '영화 만드는 사람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유영식 감독


   No.1이 돼서 높은 곳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낮은 곳에서 더 많은 걸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유영식 교수. 자신이 진정으로 ‘높이’를 갖고 싶다면 먼저 ‘깊이’에 대해 고민해야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번호에서는 ‘깊이’를 가지면 ‘높이’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유영식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주>

  Q1. 새로 부임한 만큼 학우들에게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다면?

 보통의 사람들은 자기소개를 할 때 이름부터 말하지만 난 내가 ‘영화인’이라고 먼저 말하고 싶다. 나는 ‘영화 만드는 사람’ 이다. 지금은 우리 대학 연극영화과 교수로 부임돼 교단에 오르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펜을 잡은 만큼, 보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 교육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영화계에 입문하여 처음 제작에 참여한 작품은 ‘그 섬에 가고 싶다’라는 영화로 ‘제작부장’이란 직책을 맡으며 영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후 33살에 ‘아나키스트’라는 작품으로 데뷔하게 됐으며, 그밖에 감독한 작품으로는 <이공>, <오감도>, <화이트> 등이 있고, <아카시아>, <내 마음의 풍금> 등의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Q2. 대학시절 건축을 전공했는데, 현재는 영화감독이 됐다. 건축과 영화가 잘 매치되지는 않는데 영화감독의 길을 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물은 바와 같이 나는 연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내가 평소 무언가를 만들고 그 성과물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을 좋아해서 건축과로 진학했다. 4학년 때 ‘현대건설’에 취업했지만 그 일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과연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신을 갖고 파고들 수 있는 것이 뭔지 생각하게 됐다.

  그러다 문득 어린 시절 내게 따사로이 남아있는 추억이 떠올랐다. 남들과 비교해 별로 화목한 기억이 없었던 우리 집이 화목할 때가 딱 2번 있었는데, 첫째가 다 같이 저녁을 먹을 때였고 둘째가 함께 영화를 볼 때였다. 영화를 볼 때만큼은 화목했던 우리 집이었기에 영화는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라 인식됐다. 그렇게 영화에 대한 추억을 안고 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갔다. 그래서 지금은 건축이 아닌 영화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공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Q3.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제작했다. 그 중 선호하는 장르와 소재가 있다면? 

 나는 특별히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없다. 그저 모든 일을 조금씩 다양하게 할 줄 아는 것이 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런 성격 때문에 영화도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고, 그렇기에 좋아하는 장르를 뭐라 딱 정의할 순 없다. 굳이 고르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서사드라마 장르와 소재에 끌린다. 
  예전에는 소재를 찾기 위해 언제나 직접 수첩을 들고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지금은 경험이 쌓여 영화의 소재를 먼 곳이 아닌 내 인생과 생활 속에서 찾고 있다. 지나온 인생을 돌이켜보고 돋보기로 들여다보면 그냥 지나쳐지는 일들이 없다. 매 순간마다 일어나는 일들이 영화에 쓰이는 소재라 생각한다. 

 

▲ 영화 <오감도>의 주연배우 김수로(왼쪽)와 유영식(오른쪽) 감독

 


  Q4.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영화란? 

  난 좋은 영화인지 아닌지를 평가할 때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첫째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출을 하고 있는가’이다. 흔히 우리는 책 한 구절을 읽고 감동을 느끼며 가수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는 예술을 통해 삶에서 느끼지 못한 감동을 받는다. 달리 생각해보면 영화는 책과 음악의 결합체다. 영화 속에는 음악과 대사가 모두 갖춰져 있다. 이 완벽한 예술의 결합체는 다른 예술보다 사람의 마음속에 기억될 수 있고, 심금을 울릴 수 있어야한다. 
  두 번째로는 ‘머리를 움직이게 하고 논리적으로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인가’ 라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인셉션과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제작한 크리스토퍼 놀런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는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를 영화로 표현하고, 본인만의 독특한 철학을 영화에 담아 관객이 이를 생각해보게 한다. 작품을 통해 생각하지 못했던 세계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Q5. 앞으로 우리 대학에서 어떤 강의를 진행할 계획인가?


  올해 연극영화과 교수로 부임된 후 가장 크게 느낀 것이 학생들이 매우 ‘에너지틱’하다는 것이다. 활기차고 잘 노는 모습에 대학생만의 패기와 열정을 느꼈다. 하지만, 학과가 더욱 발전하고 세상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선 ‘에너지’만으론 부족하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수단은 ‘공부’라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공부는 영어단어 하나, 수학공식 따위가 아닌, 영화 만드는 법과 발전방법을 뜻한다.

  현재 우리 대학 학생들이 졸업 작품으로 나와 함께 영화 9편을 제작 중에 있다. 지난 졸업 작품 출품이 1~2개뿐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는 엄청난 발전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즐길 줄 알면서도 영화제작에도 진실 되게 임해준다면, 향후 보다 뛰어난 문화컨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학생들이 하루 빨리 많아지는 것이 내 목표다.

  Q6. 꿈을 향해 나아가고자 할 때, 많은 젊은이들이 현실의 장벽에 좌절한다. 이런 학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요즘 젊은 사람들은 매우 창의적이고 독창적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물질’이란 벽에 부딪혀 병에 걸려있다. 그들이 벽을 넘어서기 위해서 ‘나는 불가능한 꿈을 가져라’고 말하고 싶다. 꿈이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꿈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높은 꿈을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하지만 이를 통해 멀게만 느껴진 ‘꿈’을 이룰 수 있기에 나는 ‘불가능한 꿈’을 꾸라고 말한다.

  만일 가지고 있는 꿈이 ‘이룰 수 있는’꿈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꿈’이라 할 수 없으며, 지금이라도 ‘이룰 수 없는’꿈으로 목표를 바꿔라. 그래야 꿈을 향한 도전을 계속할 수 있다.

  도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의 ‘우물’만을 파내는 것이다. 조금 파고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옆자리로 이동한다면, 언제까지고 이동만 할 것이다. 하나의 길을 정했다면 그 길로 꾸준히 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분야의 No.1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Only one이 되는 학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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