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이 아닌 속이 꽉 찬 대학
허울이 아닌 속이 꽉 찬 대학
  • 김재경 기자
  • 승인 2012.10.0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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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은 지난 1년 동안 ‘재정지원 제한대학’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며 드디어 지난 8월 31일 ‘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축배를 들기도 전에 또 다른 불명예를 남겼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5일에 발표한 ‘취업통계실태 특정감사 결과’에서 지표의 허위공시를 이유로 총 29곳의 대학을 발표했는데, 이 명단에 우리 대학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국의 인재개발처 김범종 처장은 “우리 대학은 교과부의 발표처럼 의도적인 취업률 부풀리기로 감사에 걸린 것이 아닌 직원의 단순 실수로 취업 통계가 잘못 보고된 것이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물론 행정 처리상의 실수도 문제지만 일각에서는 직원의 숙련도 자체에 대한 불만이 계속해서 불거져왔다는 점에서 이미 예고 된 사태라고 말한다. 우리 대학은 취업률 제고를 위해 지난해부터 행정 인턴을 대량 고용했기 때문이다. 대학 한 관계자는 “당국에서 취업률을 위해 아직 준비되지 않은 졸업생을 1년직으로 대량 고용하다보니 그들의 전문성 부족으로 기존의 직원들이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직원의 충분한 교육없이 행정 인턴들이 실전에 배치돼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현호(영어영문․3) 학우는 “행정적으로 처리할 것이 있어 담당부서에 전화했는데 ‘팀장님이 자리에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며 “부서에 팀장 외에 대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인지 의아하다”고 불편을 토로하며 대학 행정 시스템에 대해 지적했다.

이는 비단 우리 대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발표 후 전국의 대학들은 공시 된 취업률 지표에만 급급한 나머지 행정서비스의 질은 관심 밖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N’포털사이트에는 타 대학 학우가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내용인즉슨, ‘졸업유예를 위해 학생서비스팀에 갔더니 직원이 엉뚱한 서류를 주는 것을 시작으로 졸업유예가 휴학에 해당되는지 조차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 다른 직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그 여직원에게 스캐너 사용법만 알려주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단순 우스갯소리로 웃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전문성이 결여된 교직원들로 인해 불편사항이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란 점, 그럼에도 실질적인 전문성 교육은 뒷전인 대학의 실태가 많은 공감을 얻었다는 것에서 씁쓸함을 남긴다.

교직원들은 대학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로 학우들도 이를 알기에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교직원들은 배움의 전당인 대학의 중심에서 학우와 교수가 적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학내의 각종 행정 처리 등 궂은 살림살이를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대량 고용된 행정 인력에게 체계적인 교육이 담보된다면 학우들의 행정만족도를 높이고 더불어 내실있는 대학으로서 평가받는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재정지원 대학’이라는 타이틀이 아무리 좋아도 대학을 구성하고 있는 직원들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면 이는 이름 좋은 한울타리에 지나지 않는다. 외부에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나 내부에서 인정받는 것이 근본이 되어야 함을 유념했으면 한다. 허울이 아닌 속이 꽉 찬 대학을 학우들이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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