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1. 만화가는 어떻게 되었나?
유년시절 ‘보물선’, ‘소년챔프’ 등과 같은 만화잡지를 보면서 ‘나도 만화 한번 그려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생각을 안고 만화를 따라 그려보기 시작하며 자연스레 만화가의 꿈을 키워 나갔다.
대학진로를 결정할 때쯤엔 만화시장이 불황이라 고민이 많았다. 지인들의 조언을 통하여 만화가 아닌 애니메이션과를 지원하여 작가보단 회사원이 되기를 목표하고 하나씩 배웠다.
그렇게 애니메이션과를 졸업하고 서울에 자취방을 얻어 홀로 취업을 준비했는데, 그때 유일한 위안거리가 웹툰을 그려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었다. 취업준비보다 웹툰 창작에 할애하는 시간이 점차 늘고, 무리한 취업보다는 어릴 적 꿈꾸던 만화가의 꿈을 실현할 것 같은 마음에 웹툰에 매진하게 됐다.
하지만, 활동 초기에는 웹툰제의가 들어오지 않아 취업의 불안함을 안고 8개월간 연재를 진행을 했었다. 포기하고 그만두려고 할 때 다행히 정식제의가 들어와 웹툰작가가 될 수 있었다.
Q2. ‘좀비’라는 특이 소재를 이용해 얼마 전 연재가 끝난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만화의 소재를 찾는 방법이 있다면?
한곳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곳에서 소재를 찾는다. 개인적으로 호러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B급영화를 틀어놓고 이런저런 고칠 점이나 고쳐보고 싶은 부분을 생각하면서 감상하다보면 아이디어가 팍팍 생기기도 한다. 좀비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대학교 때 본 영화 <새벽의 저주>와 <28일 후>였다.
처음 웹툰을 그릴 때는 ‘코미디’위주로 그렸었다. 그러던 중 장편스토리를 쓰기로 맘먹고 소재를 선택했을 때 ‘무조건 호러여야 한다!’생각 했다. 좋아하는 장르라 더욱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재를 찾다보니 한국적인 좀비물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좀비’라는 소재 자체가 강력할뿐더러 그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음에도 한국엔 좀비물이 흔치 않다. 그런 점이 안타깝기도 하고 ‘좀비’라는 소재가 강력해 선택하게 됐다.
Q3. 현재 연재중인 <강시대소동>의 소재인 ‘강시’를 소재로 쓰는 까닭이 있다면?
좀비물을 접하기 전에 강시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었다. 내 어린 시절에 강시영화가 굉장한 열풍을 이끌고 있을 때여서 강시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 것 같다.
다만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강시라는 소재를 다루긴 참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엔 강시영화도 뜸해진 것 같다. 2000년대 이후엔 잘 다루지 않는 소재가 돼 버렸다. 그러나 강시라는 소재도 좀비만큼이나 묵혀두긴 아까운 소재라 생각했었다.
어른들에겐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고 아이들에겐 신선한 소재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니까~ 하하!
Q4. 본인이 생각하는 종이 만화와 웹툰의 장·단점이 있다면?
출판만화는 소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모니터보다는 종이가 훨씬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책을 구매해 읽을 만화시장이 발달하진 못한 실정이다. 더구나, 여러 서적들과 비교할 때 아직까지 만화는 불건전하다는 이미지가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그 때문에 좋은 만화가 많음에도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덜 읽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웹툰은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높은 접근성과 대중성이 뛰어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가 많이 무너진 상태라서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하지만, 그 때문에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잘 꾸며진 출판만화에 비해 웹툰이 완성도 부분에서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Q5. 현재 만화계의 상황과 만화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맑음’인 것 같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위축돼가던 한국 만화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준 것이 웹툰이라 생각한다. 현재 웹툰작가가 되기 위해 많은 만화가 지망생들이 열심히 공부 중이라고 알고 있다. 데뷔의 문이 개방된 만큼 다양하고 신선한 만화가 많이 나와줄거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지금 만화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보다 더 많은 상상을 하고 풍부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 상상과 경험이 어우러져 이야기라는 맛있는 음식이 되고, 그림이라는 예쁜 그릇에 담아 사람들에게 대접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이미 작가다. 음식이 맛이 있든, 없든 끊임없이 담아내라. 레시피가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것보다 어떤 식으로든 그릇에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 끊임없이 보여주고 피드백 받으면서 자신을 성장시키시길 바란다.
Q6.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나는 내 이름처럼 둥글게(?) 사는걸 좋아라 하는 것 같다. 각자의 방법대로 학생들도 바라는 직업을 얻기 위해 모두가 열심히 달려 나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모두가 꿈꾸었던 직업을 갖긴 어렵겠지만 그 과정은 누구나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젊은 만큼 지금 시작해도 늦은 건 없다. 용기 잃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