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이다’와 ‘늘리다’의 차이는 무얼까?
‘늘이다’와 ‘늘리다’의 차이는 무얼까?
  • 김건희 교수
  • 승인 2012.11.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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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 및 형태가 유사한 일반 동사와 사동사(무언가 시키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의 구별-

 

 사동사는 '이. 히. 리. 기, 우, 구, 추'라는 사동 접미사가 결합된 동사를 말한다.

이러한 사동사는 남에게 무언가 시키는 동작을 나타낸다.

아이가 밥을 먹다. -> 엄마가 아이에게 밥을 먹이다.

이러한 사동사와 일반 동사를 구별해 보자.

 

(1) 안치다/앉히다

‘안치다’는 ‘끓이거나 찔 물건을 솥이나 시루에 넣다’란 뜻을 나타내며, ‘앉히다’는 ‘앉다’의 사동사(앉게 하다)다. 또한 ‘앉히다’는 ‘버릇을 가르치다, 문서에 무슨 줄거리를 따로 잡아 기록하다’란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① 안치다 ―밥을 안치다. 떡을 안치다.

② 앉히다 ―자리에 앉힌다. 꿇어앉히다. 버릇을 앉히다.

(2) 저리다/절이다

‘저리다’는 ‘살이나 뼈 마디가 오래 눌리어 피가 잘 돌지 못해서 힘이 없고 감각이 둔하다’란 뜻을 나타내며 ‘절이다’는 ‘절다’의 사동사(염분을 먹여서 절게 하다)다.

① 저리다 ―발이 저리다. 손이 저리다.

② 절이다 ―배추를 절이다. 생선을 절인다.

(3) 주리다/줄이다

‘주리다’는 ‘먹을 만큼 먹지 못하여 배곯다’란 뜻을 나타내며, ‘줄이다’는 ‘줄다’의 사동사(줄게 하다)다.

① 주리다 ―오래 주리며 살았다. 주리어 죽을지언정, 고사리를 캐 먹는단 말인가?

② 줄이다 ―양을 줄인다. 수효를 줄인다. 줄임표(생략부)

(4) 늘이다/늘리다

위 (1), (2), (3)은 ‘이’, ‘히’의 사동 접미사를 취하는 형태가 확연히 드러나 일반동사와 사동사가 잘 구별되었다. 그러나 ‘늘이다’와 ‘늘리다’는 모두 ‘늘다’와 관련되는 것으로 사동 접미사 ‘이’를 취하는 것으로도 ‘리’를 취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둘 중에서 사동사는 어떤 동사일까? 정답은 '늘리다'이다.

‘늘이다’는 ‘본디보다 더 길게 하다, 선 따위를 연장하여 계속 긋다, 아래로 처지게 하다, 넓게 벌여 놓다’란 뜻을 가져 주로 ‘길이’나 ‘선’과 관련된 목적어와 함께 쓰인다. 그 자체에 ‘사동’의 의미가 내재되었지만 ‘사동사’는 아니다.

반면에 ‘늘리다’는 ‘크게 하거나 많게 하다’란 뜻을 나타내는 ‘늘다’의 사동사(늘게 하다)다. 따라서 추상적인 목적어를 비롯한 다양한 목적어와 결합되어 ‘늘이다’보다 훨씬 더 많이 쓰인다.

① 늘이다

바지 길이를 늘인다. 밧줄을 늘여 놓는다.

② 늘리다

수효가 늘다 -> 수효를 늘린다.

학생 수가 늘다 -> 학생 수를 늘리다,

시험 시간이 30분 늘다 -> 시험 시간을 30분 늘리다.

적군이 세력이 늘다 -> 적군이 세력을 늘리다.

실력이 늘다 -> 실력을 늘리다.

살림이 늘다 -> 살림을 늘리다.

재산이 늘다 -> 재산을 늘리다.

                                                                                                  <한글 맞춤법 57항, 표준국어대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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