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와 반 고흐 그리고 차일드 하삼 까지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의 슬픔이 느껴지는 ‘피에타’부터 11자의 견고한 터치가 느껴지는 ‘이스트 햄튼의 올드하우스’와 반 고흐의 자화상들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선 바티칸 박물관전과 미국 인상주의 특별전, 반 고흐 in 파리전과 같은 다양한 전시들이 펼쳐지고 있다. 그림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작품 속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전시관으로 지금 떠나보자!
<편집자주>

▲바티칸 박물관전
기자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바티칸 박물관전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산치오로 대표되는 르네상스 시기 화가들의 그림과 조각상을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중세시대의 생활상을 담고 있는 작품들은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에게 ‘신’이라는 존재가 삶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난파하는 배를 구하는 성 니콜라스’라는 작품 속에서 잘 나타난다. 거친 파도가 몰려오며 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그림 속 사람들은 모두 성 니콜라스를 향해 기도를 하며 구원을 요청한다. 작품을 통해 간절한 기도와 종교를 자신의 삶의 일부이듯이 신성시했던 당시 사람들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또한 비단과 은사로 짜서 만든 태피스트리 기법을 사용한 ‘동정마리아에게 관을 씌움’이라는 작품은 실로 짜서 만들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색감을 보여준다. 태피스트리 기법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당시 사람들이 집에서 소음을 차단하거나 보온을 위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전시를 관람한 최미선(영등포구․22) 씨는 “미켈란젤로가 내 나이 때 천재성을 발휘해 이렇게 놀라운 대작들을 탄생시킨 것이 대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피에타, 라오콘 군상, 비올라를 연주하는 천사 등의 르네상스 대표작을 감상할 수 있는 바티칸 박물관전은 오는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미국 인상주의 특별전
바티칸 박물관전 전시장 한 층 위로 올라가면 ‘빛의 화가들’이라 불린 미국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돼있다. 오는 3월 2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자연을 개척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감상의 대상으로 여기려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들로 가득하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대기나 빛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봄날의 양’이나 ‘필라델피아주 페어마운트 급수소 풍경’은 이런 특징들이 매우 잘 나타난 작품이다. ‘봄날의 양’은 대각선으로 보면 따스한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들고, ‘필라델피아주 페어마운트 급수소 풍경’또한 그림만으로도 아름답게 깔린 물안개를 느낄 수 있다.
반면, 인상파 후기 작품인 ‘수족의 인디언 캠프’나 ‘맨허튼 다리 건설’등은 노동자들의 사실적인 모습을 담아 인상파 전기 작품과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반 고흐 파리 특별전
미국 인상주의뿐 아니라 프랑스 인상주의를 찾아 디자인 미술관으로 이동하면 오는 3월 24일까지 전시되는 반 고흐 파리 특별전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반 고흐가 네덜란드에서 프랑스로 건너간 당시 자신만의 화풍 확립을 위해 노력하던 시기의 작품을 모아 놨다. 네덜란드에서의 고흐 작품은 어두운 반면에 프랑스에서의 작품은 오히려 밝은 느낌이다. 이는 당시에 프랑스에서 유행한 인상주의와 결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 기법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해바라기’나 ‘탕귀영감’ 등의 그림이 이 시기에 그려졌다. 자신의 작품을 아껴주던 탕귀영감을 그리며 고흐는 자기가 가장 아끼던 일본 목판화의 이미지들을 그림 배경으로 삼았다. 이렇게 탄생한 ‘탕귀영감’을 통해 일본 문화가 주목받던 당시 프랑스 사회를 짐작해 볼 수 있다.
평생 동안 자신의 그림을 한 점 밖에 팔지 못한 화가로 유명한 반 고흐. 이런 그의 삶을 대변해주는 그림도 많았다. ‘파이프를 문 자화상’ 옆에는 이 작품을 X선으로 촬영한 사진이 함께 놓여있는데, 그 사진 속에는 한 여인의 이미지가 흐리게 보인다. 반 고흐는 캔버스 살 돈이 없어 여인의 그림 위에 물감을 덧칠해 자화 상을 그렸다. 또한 캔버스를 구하기 어려울 때에는 찬합에도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림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얼마든지 예술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다. 만약 역사적인 맥락과 자세한 설명까지 듣고 싶다면 그림에 대해 설명해주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면 된다. 전시회를 가기 전 서울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에서 할인이나 전시에 관련된 사항들을 미리 확인하면 저렴하게 관람을 즐길 수 있다. 관람요금은 바티칸전과 반 고흐전이 15,000원, 미국 인상주의가 12,000원이다. 미켈란젤로부터 반 고흐까지. 평소 만나기는 힘들지만 한 번쯤 만나보고 싶은 작품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보자.
※문의 : 서울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http://www.s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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