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이야기가 가장 좋은 시다”
“나만의 이야기가 가장 좋은 시다”
  • 박준영 기자
  • 승인 2013.02.20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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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작가인터뷰 - 김락호 시인 편

 ‘나는 한지의 이름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종이이면서 땅에서 솟아오른 천 년의 그리움이다’ 이번 작가 인터뷰는 앞서 소개한 시 ‘천 년의 기다림’의 저자이자 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의 이사장인 김락호 시인이다. 대학시절에 배우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라 말하고, 세상에서 가장 먼저 숙지해야 하는 문학이 '시'라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주>

Q1. 지금 운영중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 문화를 만드는 건 문학이며 문학을 만드는 건 신인이라 말한 김락호 시인의 말은 신인 발굴에 대한 소망과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이 모두 느껴진다

 문화가 발전하려면 문학이 필요하고, 문학을 발전하려면 신인이 필요하다. 문학인 등단과정에 많은 돈이 소요된다는 점과 상업적 등단으로 인해 많은 신인이 나오지 않는다는 현실 때문에 협회를 이끌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인 협회인 '한국문인협회'는 온라인이 발달한 지금도 아직 오프라인 시장에 머물고 있으며 신인 발굴보다는 본인들의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보다 나는 소액의 금액으로 신인작가가 기본적인 등단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온라인상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시 사랑 음악사랑’이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점차 가입자 수가 늘어 시인의 수가 250명 가까이 되자 협회 추진을 결심했다. 초기엔 '대한 문인협회'로 시작했지만, '한국 문인협회'와 이름이 겹친다는 이유로 바꿔 현재는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로 공식 활동 중이다.

Q2. 다양한 문학 장르중 '시'를 택한 이유가 있다면?

 나는 특별히 '시'를 선택해 그에 국한된 활동만을 하는 게 아니다. 매달 산업자원부에 기재중인 수필도 있고 시 외에도 소설에도 관심이 많아 직접 써봤다. 그래서 나는 '시'를 선택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시를 자주 쓰고 시 낭송을 보급하는 등 널리 알리려는 이유는 '시'는 모든 문학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시의 아름다움은 함축되고 감춰진 시어 하나하나에서 나온다. 감춤의 미학이 두드러진 '시'는 다양한 장르의 문학과 만나 원래 가치를 더 높여주는 훌륭한 재료다.

Q3. 본인에게 '시'는 무엇이며, 시를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지금 내가 쓰는 대부분의 시는 약간 어둡고 우울한 느낌의 시가 대부분이다. 아마 아버지의 부재로 짊어져야 했던 유년시절 때문인 것 같다. 나는 9남매 중 장남으로 막내가 1살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어린 나이에 집안의 가장이 됐다.

 그래서 어릴 적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남들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신나게 놀지도 못했다. 학교에 나가는 날보다 일터에 나가는 날이 많다보니 내가 느낀 삶은 약간 우울한 느낌이었다. 그때의 기억들이 내면에 쌓여 현재 창작하는 시의 대부분이 음울하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문학 심사를 하러 간적이 있는데, 대부분 연로하신 분들이 학생이었다. 그들의 수많은 글을 읽다 보니 글씨에서부터 사람의 인생이 녹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시는 누구보다 가장 나를 잘 대변해주는 것이며, 세상에 숨어있는 나만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모든 문학의 기본은 '시'며 시를 가장 먼저 배워야한다.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창작할 때 가장 중요한건 남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를 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배운다면 내면의 아름다움을 담을 수 없다. 그러므로 내 이야기를 풀고 내 생각을 쓰는 게 참된 시다.

Q4. 본인에게 특별한 철학이 있다면?

 그전까지만 해도 '나 혼자 잘살자'가 내 가치관이었다. 그러다보니 살면서 내게 피해가 되는 일이 있으면 불같이 화를 내고 따지는 것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창작을 하며 '인간은 자연과 함께 겸유해서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됐다.

 그동안 나는 세모로 살아왔던 것 같다. 이리 굴러도 부딪히고 저리 굴러도 부딪히는 세모였지만 지금은 동그라미로 살고 있다. 살면서 당장에 화를 낼 상황에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내가 참고 넘어가거나 다시 한 번 조용히 이야기하니 사소한 일로 싸움도 일어나지 않고 해결점마저 쉽게 찾게 됐다.

 인생을 모나게 살다보면 내가 나를 고립하는 상황에 이른다. 세상의 어떤 문제든 처음에는 공식을 통해 배운다. 하지만, 자주 쓰다보면 나만의 방식이 생기기 마련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공식적이고 딱딱하고 모나게 살아왔다면 인간과 섞일 수 있는 차원에서의 나만의 방법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내 철학이다.

Q5.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 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던 나였고 가족을 부양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다보니 공부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때문에 내가 다른 곳의 대표로 있을 때 학술적으로 깊이 들어가는 부분에서는 자칫 내가 소외되거나 위축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내가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학에서의 공부다. 내가 선택한 전공에 대해 확고한 의지가 있고 확실한 미래가 있더라도 다른 전공도 공부해 박학다식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

 한 분야만 공부하게 된다면 나중에 어느 순간 마주한 벽을 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느닷없이 마주한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이를 이겨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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