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포신(除舊布新)
제구포신(除舊布新)
  • 심은진
  • 승인 2013.02.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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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춧돌
  ▲ 교수신문은 매해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은 각 분야 교수들의 후보 추천, 사전 조사, 본 설문조사의 세 단계를 거쳐 확정된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시대 사회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많은 언론에서도 회자된다.

  ▲ 교수신문은 올해 사자성어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정했다.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의 제구포신은, 박근혜 정부의 출범에 대한 기대감, 새 정치에 대한 갈망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디 제구포신은 중국 <춘추좌전>에 나오는 말이다. 겨울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자 노나라의 대부 신수가 이를 제구포신의 징조로 해석했다고 기록돼 있다. 본디 혜성은 불길함의 상징으로 여겨졌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변혁의 조짐으로 보았다.

  ▲ 교수신문에서 긍정적인 뜻이 담긴 올해의 사자성어의 선정은 모처럼만에 일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작년까지만 해도 MB정부의 부패, 공공성의 붕괴 등과 맞물려 온 세상이 탁하다는 뜻의 ‘거세개탁(擧世皆濁)’이 선정됐다. 재작년 역시 MB정부의 불통을 꼬집으며, ‘엄이도종(掩耳盜鐘)’을 선택했다. 자기가 한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남의 비난이나 비판이 듣기 싫어서 자신의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 그러나 시작도 하기 전에 삐거덕거리는 박근혜 정부의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동흡 헌법재판소 후보자가 낙마한데 이어, 책임총리로 지명한 김용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도 가기 전에 자진 사퇴 했다. 현재 박근혜 당선인은 인사 실패와 밀봉 인수위 논란 등의 여파로 지지도 52%(2월1일자)를 기록하며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아마 교수신문에서도 ‘올해의 사자성어’에 대한 정정 유혹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제구포신은 우리 대학으로써도 곱씹어 봐야할 사자성어다. 우리 대학은 작년까지만 해도 학내사태와 구성원들의 분열 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또한 최근에는 대학의 재정적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재단으로 새로운 한해를 시작한 만큼 분열과 구태는 버리고, 화합과 혁신의 가치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대학을 선택한 학우들에 대한 최소한의 약속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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