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박준영 기자
  • 승인 2013.04.01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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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터뷰 ➃ - 도종환 시인 편

 이번 작가인터뷰는 현직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자 교과서 속 <담쟁이>와 <접시꽃 당신> 등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충북의 대표시인 도종환씨다. 이제 교과서속 활자로 만나던 도종환의 ‘시’가 아닌 ‘시인’ 도종환의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 속 여행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편집자주>

 

 Q1. 문학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 있다면?

 내가 처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가난 때문이다. 나는 어릴 적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 미술에 재능이 있어 화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 예술의 꿈을 포기하고 등록금을 전액 면제받는 국립대로 진학하게 됐다. 꿈을 포기하고 문학으로 생계를 연명하다보니 나의 20대는 끊임없는 고뇌와 방황의 시기였다. 이와 더불어 80년대 당시, 전두환 대통령 집권시절이라 문학에 대한 억압과 규제가 심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더욱 체제에 반항하고 창조적인 문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문학 활동을 하는 동안 아무도 날 알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가장 힘들었다. 내가 쓴 작품을 누군가가 알아주고 ‘언젠가 출판사에서 내 작품을 보고 등단의 기회를 주겠지’하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렇게 내 작품이 인정받는 날이 오리라 기다리기만 해서인지 나는 등단을 하지 못했다.

 Q2. 본인의 대표시인 ‘흔들리며 피는 꽃’을 쓰게 된 계기는?

 

 어느 날 문득 지나다 본 이름 모를 꽃을 보고 쓴 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길을 지나는데 잔디 한편에 피어있는 주황색 꽃잎을 가진 코스모스 같이 생긴 꽃에 눈길을 주게 됐다. 생전 처음 보는 모양새에 흥미를 가지고 유심히 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느닷없이 부는 약한 바람에 꽃이 쓰러졌다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꽃은 이런 약한 바람에도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그 모습이 우리 인생과 너무나도 닮은 것 같았다. 꽃에게 있어 부는 바람은 시련이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일어나듯, 우리도 인생을 살아가며 끊임없는 시련과 의문, 회의와 갈등이 오고간다. 하지만, 그 꽃처럼 우리도 일어설 수 있고 이겨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 그 시를 쓰게 됐다.

 Q3. 최근 문학이 서점침체와 국민들의 도서 구매율 저하 등으로 어려운 위치에 놓여있다.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우리의 여가생활을 보면 영화를 보러가고 음악을 듣고 운동을 하러가는 사람들은 많지만 책을 읽으러 가자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또한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전자매체가 발전하다 보니 상호간의 소통과 교류는 증가했지만 그만큼 활자매체의 침체가 온 것이다. 우리가 평균 휴대전화에 월 6만원을 들인다고 했을 때 1년이면 72만원이다. 하지만, 우리가 1년간 책에 들인 돈은 얼마인지 생각해보면 1만원도 안 들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니 책이 판매되지 않고 그래서 서점과 출판사가 어려워지고 더불어 작가들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다시금 인문학적 정신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특히 젊은 사람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SNS등의 가벼운 소통만이 추구되는 사회에서 보다 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인문학적 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Q4. 세상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 있다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을 권해주고 싶다. 초등학교부터 공부를 시작해 대학 전공 공부를 하기까지 우리들은 꾸준히 공부를 해왔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인생에 대해 공부하지는 않았다. 살아가며 여태까지 배워온 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이 책은 인생을 살아가며 우리가 꼭 겪어야 하지만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 본인의 인생에서 시는 가장 고된 길이지만 항상 옳은 길만을 알려준 나침반이라 전한 시인 도종환

 Q5.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어떤 꽃이든 먼저 피는 꽃이 있을 뿐 보다 아름다운 꽃은 없다. 봄에 피는 꽃이 있고 가을에 피는 꽃이 있지만 그 누구도 어느 꽃이 보다 아름답다 말 할 수 없다. 중요한건 꽃이 피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봄에 핀 개나리가 가을에 핀 국화보다 못한가? 절대 아니다. 봄이든 가을이든 언제든 꽃은 그 시기에 맞춰 피고 그 시기에 가장 아름답다. 아름답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본인이 가지고 있는 꽃이 지금 폈다고 해서 끝까지 성공하는 게 아니고 피지 않았다 고해서 끝까지 안 피는게 아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꽃이 계속 아름다울 수 있기를 바란다.

 ※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작가인터뷰를 마칩니다. 그동안 작가인터뷰를 애독해주셔서 감사하며 보다 알찬 기획으로 독자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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