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 심은진
  • 승인 2013.04.01 1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립영화 다가가기

▲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포스터
  '퀴어(queer)'라는 단어는 아직 생소하다. 퀴어는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적 소수자들을 모두 이르는 말로, 우리가 잘 아는 게이, 레즈비언 등을 뜻한다. 최근 퀴어를 주제로 한 영화나 웹툰이 많이 생겨났다. 퀴어영화를 전문으로 제작, 수입하는 ‘레인보우팩토리’ 영화사의 등장, 퀴어를 소재로 다룬 네이버 웹툰 ‘어서오세요, 305호에’, ‘모두에게 완자가’ 등이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하 두결한장)은 2006년 커밍아웃을 해 유명해진 김조광수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퀴어 영화다. 누적관객수 1만9796명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퀴어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 수를 동원해 화제가 됐다.  

  두결한장은 게이인 민수와 레즈비언인 효진이 위장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은 민수,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 레즈비언인 효진. 같은 동료 의사인 이 둘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뒤, 각자의 목적을 이루고자 위장 결혼을 한다.  

  아직 동성애 결혼이 합법화되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부부로 인정받지 못하는 동성애 커플은 입양을 꿈도 꾸지 못한다. 같은 성(性)을 가진 동성커플들은 양성커플처럼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도, 녹록치 않은 현실에 좌절하고 만다. “왜 이렇게 태어났냐? 다 불공평해!” 영화 속 민수의 대사는 동성애자의 심정을 잘 대변해준다.

   두결한장 속 커플은 위장 결혼을 하고 나서도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될까봐 전전긍긍한다. 효진은 익명의 문자가 퍼져 레즈비언이라 아웃팅되고, 게이바 친구인 티나는 호모포비아인 택시 기사의 일방적인 폭행 때문에 죽게 된다. 게이라는 이유로 죽게 된 티나를 보면서 민수는 커밍아웃을 한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양성애자에게 죄송해야 하고, 폭행을 당해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현실이 그대로 영화 속에 그려진다.

   동성 간의 결합을 인정한 국가는 영국, 스웨덴을 포함해 총 21개고, 호주, 베네수엘라,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일부 주에서만 인정한다. 그러나 최근 10여년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총 11개 국가가 동성결혼을 허용하며 동성애 인식의 변화가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수적인 한국사회 역시 얼마 전, 성별, 장애, 출신국가, 성적지향 등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이 논의됐다. 하지만 ‘성적지향’, 즉 동성애자 여부가 포함된 법안 내용이 논란이 돼, 기독교,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등의 단체는 강하게 반대 의사를 펴고 있다.

   이에 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측은 “동성애자 또한 한국에서 살아가는 일원이기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한 시민으로 살아가길 원한다”고 호소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두결한장을 통해 조금 특별한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영화는 세상에 자신들을 당당하게 밝힌 뒤, 두 번째 진짜 결혼식을 경쾌한 공연으로 마친다. 아마 모든 동성애 커플의 바람이 아닐까 싶다.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라 말하는 김조광수 감독의 말처럼 기존의 색안경은 던져버리고, 그들의 용감한 결단과 아름다운 사랑에 박수를 쳐주는 것은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