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진주의료원
  • 신재원 기자
  • 승인 2013.05.2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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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서원대신문사 28기 문화부장>

  당신은 지금 아프다. 그런데 바로 병원을 갈 것인가, 통장잔고를 떠올려 보다가 주저하다 일터로 나갈 것인가. 이 갈등은 우리 일상에서 빈번히 일어난다. 작은 병이 큰 병이 될 때까지 우리는 그렇게 제 몸을 묵인하는데, 자신의 통잔 잔고를 염려하다 벌어진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동자 서민들에게는 병원 문턱이 높다. 그러다 큰 병이 되었을 때는 문턱이 높은 수준이 아니라, 위협이 되기도 한다. 돈이냐, 자기 목숨이냐를 선택하는 여지를 자신의 국민들에게 두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복지이자, 국가의 필요일 것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진료의료원에 남아 있던 170여 명의 환자들을 반강제로 쫓아내었다. 특히 의료 급여 환자들은 ‘기초수급권 혜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공무원의 전화를 집중적으로 받아야 했다. 몸이 아픈 사람에게 돈이냐, 목숨이냐를 선택하라고 한 것과 진배없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보건소가 진정 공공의료라고, 적자가 높은 진주의료원의 예산을 보건소로 돌려야 한다는 터무니 없는 말을 뱉었다. 보건소와 의료원은 그 목적과 공공의료 내용이 다르다. 공공의료의 '가나다라'도 모른 체, 국민 의료 복지 뿌리를 뽑으려는 행위이지 않은가.

  진주의료원 같은 공공의료기관은 지역 주민들에게 가까운 거리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적정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료원들의 교과서적인 적정 진료는 과잉 진료에 익숙한 서민들에게 뭔가 미진한 것 같지만, 지역사회에서 적정 진료의 기준을 제공함으로써 타 민간병원 의료의 영리적 왜곡을 견제하여 결과적으로 보건의료 시장에서의 의료비 폭등을 막는 순기능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것이 공공의료기관의 존재이유이다.

  진주의료원의 재정 적자 탓하면서 폐쇄의 이유를 들이대지만, 의료원의 적자를 왜 ‘착한 적자’, ‘건강한 적자’라고 하겠는가? 진주의료원은 응급실, 분만실, 중환자실 등의 돈 안 되는 필수 의료를 유지하고, 사립 병원들보다 과잉 진료가 적어 진료비가 타 병원의 70%밖에 안 되게 싼 탓에 적자가 생긴다고 한다.

  거의 모든 지방의료원들도 마찬가지 이유로 적자다. 타 의료기관보다 월급이 80%나 적고, 6년째 월급이 동결된 채도 ‘강성 노조’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진주의료원 노조는 묻는다. 진주의료원의 적자가 30억 원이라서 폐원을 한다면 그 30억 원의 ‘적자 치료비’는 그럼 어디로 가는 걸까? 바로 더 비싼 사립 병원을 다녀야 하는 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빠져나간다. 이는 설명할 필요도 없는 복지 재정 삭감이다.

  실버 세대의 실업과 청년 실업, 일자리의 비정규직화는 가족 내부에 엄청난 압력으로 쌓인다. 과중한 압력과 스트레스는 서민과 노동자의 몸에 쌓인다. 이 모든 경제적 위기와 압력을 노동자 서민이 감당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맘 편히 치료받을 수 있는 지역 공공의료기관을 폐쇄하는 등 기댈 곳마저 없애면서 더 진액을 짜내겠다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은 국민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권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약속은 지역에서는 진주의료원 폐쇄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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