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삼룡이가 요기있넹?
벙어리 삼룡이가 요기있넹?
  • 이승민(국어국문4) 학우
  • 승인 2013.05.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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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 뭐니?" "장학금 받는거요" "아니 그거 말고, 장래희망이라던가 앞으로 원하는거" "아직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슬슬 찾아봐야죠"

  졸업을 코앞에 둔 4학년과 갓 학교에 입학한 파릇파릇 새내기의 멘토링 프로젝트 시간, 이것은 비단 신입생뿐만이 아닌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그렇다. 꿈이 없는 것이다.  

  하다못해 고래 잡는 허무맹랑한 꿈이라도 꿨으면 좋으련만, 대화를 듣고 있으면 건조한 사막 위를 사부작사부작 걷고 있는 느낌이다. 순간, LTE속도로 스쳐지나간 고등학교 시절, 수능 끝나니 대뜸 물어보시던 "관심 있는 과 있니? 없으면 일단 들어가서 다시정해봐" 아- 사랑하고 존경해 마지않는 선생님, 12년 동안 연필만 돌리다가 이제 한숨 돌리려는데 관심 있는 과가 있냐고 물어보시면.. 있을리가 없죠 암요, 그렇고 말고요. 이러한 실태가 어찌 100% 아이들의 잘못이라 할 수 있겠는가. 준비성이 없다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실용성만을 고집하는 현대사회가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은 말 못하는 벙어리 삼룡이가 되었다. 작품 속 주인공의 특징은 벙어리라는 점, 소통의 수단이 되는 “입”을 막아버린 것이다. 학생들은 꿈이 없고, 학교와 학생들 사이에는 소통이 없다.

  물론, 대학은 변화하는 현실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민을 양성시키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곳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실용학문을 지향하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대학의 노력은 계속된다. 하지만 인문학적 정신과 가치가 파괴된 채로 실용성에 초점을 둔다면, 본질이 왜곡되어 인간적 삶에 의미를 던져주지 못하게 된다. 미래의 국가경쟁력은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해야함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이런 메커니즘 속에서 어떻게 에디슨 같은 창의적인 인재를 뽑고 체게바라 같은 행동가를 키운단 말인가.
바라옵건대, 지식인이 아닌 지성인을 키우고자 하는 대학교라면, 실용도 좋지만 대학의 본질에 충실했으면 한다.

  학생들의 말에 귀기울여 직업보단 "꿈"을 찾아줄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주길 바란다. 삶의 양보다 질을 풍족하게 하기 위한 교양과목의 생성이나 여러 인사의 강연들이 그러하다. 이러한 개선 방안들을 통해 학교 곳곳에 잠식하고 있는 나를 비롯한 다수의 벙어리 삼룡이들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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