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즘(McCarthyism)
매카시즘(McCarthyism)
  • 심은진
  • 승인 2013.09.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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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카시즘은 1950년부터 1954년까지 미국을 휩쓴 공산주의자 색출 열풍을 말한다. 당시 위스콘신 주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조지프 매카시가 공화당 당원대회에서 297명의 공산주의자들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해 미국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매카시는 경력위조, 금품 수수 등의 비리로 정치 인생에 막이 내리는가 싶었지만, 이 발언을 계기로 대중적 인지도와 지지를 늘려가게 됐다.

  ▲매카시즘 시대에 유명한 반공주의자들로 월트 디즈니, 로널드 레이건 등이 있다. 이에 반해 반공 피해자로는 영화인 찰리 채플린, 극작가 아서 밀러, 레너드 번스타인 등이 있다. 특히 찰리 채플린은 당시 자본주의와 전쟁에 대해 비판한 영화 <뮤슈 베르두>로 반공 세력으로 몰려 수십 년간 살아온 미국에서 쫓겨났다. 매카시즘의 피해자 수는 정확하게 집계하기 힘들지만 당시 미국인 수백 명이 수감되고 약 1만 명이 직업을 잃게 됐다. 자유주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미국의 역설이라 할만하다.

  ▲이념갈등이 민족의 분단으로까지 이어진 우리나라 역시 매카시즘을 빼놓고 근현대사를 말할 수 없다. 이승만 정권부터 시작해 군사정권까지 이어지는 매카시즘 광풍은 정권의 안보와 연장을 위해 수없이 악용됐다. 이승만 정권하에서 여운형, 조봉암을 비롯한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들이 공산당 간첩으로 몰아 희생당한 것도 매카시즘의 산물이다. 유신정권 때는 반공을 국시로 내걸고 걸핏하면 북풍을 몰아 국민들을 불안케 했으며, 정치권력에 예속된 사법부의 ‘사법 살인’은 정적제거의 수단으로 여겨졌다.

  ▲최근 매카시즘의 망령이 살아나 춤추고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작년 대선 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정치 댓글로 선거와 정치에 개입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얼마 전에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으로 기소된 원 전 원장에 대한 재판이 있었다. 검찰은 첫 공판에서 원 전 원장의 정치관여, 선거개입 행태를 “신종 매카시즘”으로 규정했다. 50년대 매카시즘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언론과 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규명된 후 미국인에게 사상의 자유에 대한 소중함을 주고 소멸해버렸다. 유독 반세기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해묵은 매카시즘의 광기가 춤추고 무병장수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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