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지다
고갱,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지다
  • 심은진
  • 승인 2013.09.0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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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 展

▲ 인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간의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한 고갱의 깊은 고찰이 담겨 있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 museum of fine arts, boston
  늦은 나이에 화가로 전향한 고갱이 인상주의 화가로서 그린 ‘오니마을 입구’, 형태의 단순함을 강조한 종합주의 예술 ‘황색 그리스도’, 문명에서 벗어나 단순한 예술을 펼친 ‘타히티의 여인들’까지. 자유로운 영혼을 표현한 고갱을 만나러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떠나보자! <편집자주>

  ▲고갱, 마음의 낙원을 찾아 떠나다


▲ <타히티의 여인들> 작품은 고갱이 타히티에 머무는 동안 종합주의 사조를 잘 표현해 담은 작품이다 Ⓒ muse'e d'orsay, paris, france / the bridgeman art library
  기자는 8월 8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 특별전을 다녀왔다. ‘고갱전’은 고갱의 최고 걸작들을 보스턴 미술관, 파리 오르세 미술관 등에서 엄선된 전시 작품들로 이뤄져 많은 관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김지예 큐레이터는 “고갱은 가장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싶어 했고, 인상주의 시대를 마감한 최초의 근대화가다”며 “고갱전은 1889년과 1897년, 고갱 예술의 가장 의미 있는 두해에 초점을 둬 고갱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게 기획했다”고 전시 취지를 밝혔다.

  김 큐레이터가 언급했듯이 고갱전은 고갱의 예술세계를 브르타뉴(1889)와 타히티(1897) 두 시기로 나눠 조명했다. 브르타뉴 시기엔 고갱 예술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상징주의 작품이 탄생했는데, <설교 후의 환상>, <황색 그리스도> 등이다. 이국적 정서가 가득한 타히티 시기에는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가 탄생하며 정점을 이뤘다.

  ▲종합주의 사조의 탄생


  고갱은 증권거래소 직원으로 일하면서 1880년 제 5회 인상주의전에 참가했다. 35살의 늦은 나이에 전업화가가 됐고, 당시 ‘인상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던 까미유 피사로를 통해 인상주의 화가로 시작했다.

  하지만 1888년 서양회화의 전통과 단절하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확립해 ‘종합주의’라는 새로운 미술사조를 선보인다. 종합주의는 형태를 단순화시키고 단일색조를 사용하며 추상적인 세계를 그려내는 사조로, <황색 그리스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브르타뉴 시기의 원시주의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 작품으로 종합주의 사조의 산물이다 <황색 그리스도> Ⓒ albright-knox art gallery, buffalo, new york, usa/ the bridgeman art library
  특히 <황색 그리스도>는 브르타뉴 원시주의를 가장 완벽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현실 세계와 상상의 세계가 섞인 이 작품에서 십자고상 뒤로 노랗고 붉은 풍경이 바탕으로 깔려있고 기도를 드리는 성스러운 여인들이 십자고상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김 큐레이터는 “배경으로 쓰인 전반적인 가을 색감은 십자고상의 지배적인 황색이 반영된 것이다”고 말했다.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고민


  타히티 시기에 나온 고갱의 걸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는 새로운 화풍에 대한 갈망을 이루어냈다. 고갱은 1897년 제작된 이 작품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을 만큼 예술가로서의 사명을 다 쏟아냈다.

  고갱의 기념비적인 이 작품은 그의 작품가운데서 가장 독특한 분위기를 띄고 있다. 화려한 채색이 돋보이는 폴리네시아 시기의 작품들과는 달리, 푸른색이 지배적인 이 작품은 아득한 깊이가 느껴진다. 김 큐레이터는 “우측의 자고 있는 어린 아기에서 시작해 죽음을 맞이하는 늙은 여인으로 끝나는 작품은 제목처럼 인생의 젊음이나 아름다움은 금새 지나가고 머지않아 모든 이에게 죽음이 찾아온다는 뜻으로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갱은 이 작품이 내포하는 메시지에 대해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 다른 글에서도 “이는 말로는 설명할 수조차 없다”고 적혀 있다. 기자는 시각적인 어휘인 작품이 하나의 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갱 또한 자신의 그림을 보고 관객들이 의미를 부여하고 다양한 메시지를 찾아보길 원했을 것이다.

  고갱에 대해 생소한 학우들도 전시를 통해 쉽게 감상하고 느낄 수 있다. 작품에 대한 설명 등을 자세하게 듣고 싶다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면 된다. 고갱전은 이달 29일까지 진행되며, 관람요금은 1만3000원이고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가능하다. 오후 6시부터는 2000원을 할인해주는 혜택도 있다. 자유를 꿈꾸며 떠난 자신만의 낙원에서 인간의 존재론에 대해 고민했던 고갱, 그가 말하고자 한 인간은 무엇이었는지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문의 : 02-588-2618 서울시립미술관 고갱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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