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두구육(羊頭拘肉)
양두구육(羊頭拘肉)
  • 심은진
  • 승인 2013.10.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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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두구육은 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겉과 속이 서로 다르다, 겉은 훌륭한 듯하나 속은 그렇지 못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양두구육은 춘추시대 제나라 영공 때 유래됐다. 영공은 남장여인을 좋아해 시녀들을 남장을 시켰다. 일반 부녀자들 사이에도 남장이 퍼져 나갔는데 영공은 그것을 궁 밖에서 금지하도록 했지만 시행이 잘 되지 않았다. 안영에게 이유를 물으니 “궁에서는 허락하면서 밖에서 금지하는 것은 양의 머리를 문밖에다 걸어 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파는 것과 같다”고 답했다. 이후 영공은 궁에서의 남장을 폐지했고, 그 이후 백성들 사이에서도 남장이 사라졌다.

  ▲최근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사편찬위원장으로 유영익 교수가 임명이 됐다. 그는 <대한민국 건국의 재인식>이라는 책에서 “이승만이 대한민국을 건국한 것은 하나님과 밤새도록 씨름한 끝에 드디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낸 야곱의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부분”이라고 하며 ‘이승만 예찬론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지난 2012년 2월 ‘제12회 이승만 포럼’에서는 이승만의 독재마저 정당화 했다. 유 위원장은 “이승만 대통령의 기초 작업이 없었다면 과연 경제 기적을 이루었겠냐? 후진국에서의 독재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승만은 격이 높은 왕족이며, 세종대왕하고 맞먹는 유전자를 가진 인물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샀다.

  ▲유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도 그의 편향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5일 유 위원장은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친북’, ‘미국에 대해 우리가 당당하게 나가야 한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반미’라는 다소 황당한 발언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편향된 인식을 비난했고, 여당 의원은 유 위원장이 “심야시간이고 고령이다 보니 실언이 있을 수 있다”고 감싸 웃지 못 할 코미디를 연출했다.
이어 17일엔 유 위원장 아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야당 이원들은 유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공식적으로 관장하는 유일한 국립 사료편찬기관이다. 마땅히 위원장은 헌법 정신에 투철해야 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잘못된 국가관과 편향된 역사관을 토대로 국편이 운영된다면 국사를 배워나갈 미래의 젊은이들 역시 건강한 역사관을 갖기는 힘들 것이다.
스스로 솔선수범하지 않고 타인을 교화하려는 것은 양두구육의 처사다. 유 위원장이 아무리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사관을 강조해도, 이슈와 여론으로 대변되는 대형포털 사이트의 연관검색어에는 ‘유영익’을 치면 ‘이승만’ ‘뉴라이트’ ‘친일’이 가장먼저 뜬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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