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탄생, 우리 문자를 갖다
훈민정음은 1443년에 완성되어 3년 뒤인 1446년에 세상에 반포됐다. 세종대왕이 문자를 모르는 백성들을 불쌍하게 여겨 28자의 문자를 만든 것이 바로 ‘훈민정음’이다. ‘백성을 깨우치기 위한 올바른 소리’라는 의미를 가진 훈민정음은 다른 문자와 달리 기원이 명확하고, 순수한 창조물로 인정받고 있다.
조선어연구회는 1926년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업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해 기념했다. 이후 1928년 명칭을 ‘한글날’로 바꾸고, 반포일을 따져 10월 9일로 수정했다. 한글날은 1946년 반포 500돌을 맞이해 법정 공휴일로 제정됐다가 1991년부터 중단됐지만, 23년만인 올해 다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한글의 독자성과 과학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유네스코에서는 매년 9월 8일 세계 문해의 날을 지정해 모국어 발전과 보급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에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이름을 딴 ‘세종대왕 문해상’을 시상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51개국, 117개소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고 교육하는 기관인 ‘세종학당’이 운영되고 있다.
▲한글아, 우리랑 놀자!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과 함께 한글 반포 567돌을 맞이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는 ‘한글문화큰잔치’ 행사를 진행했다. 7일부터 13일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한글날 행사는 ‘한글아 놀자’를 주제로, 전시, 공연, 참여, 학술 분야에 걸쳐 운영됐다.
전시분야는 △‘한글 꽃, 한글 꿈’ 특별 기획전 △한글 멋글씨전 △한글서예전 △한글 세계평화지도, 공연분야는 △한글을 노래하다 △한글 옷이 날개(패션쇼) △우리 노랫말 음악회 등이 진행됐다. 또한 참여마당으로 △한글 놀이터 △휘호경진대회 △한글 걷기 운동 △외국인 한글 글씨 쓰기 대회 등이 열렸다.
문체부와 한국예술문화원이 주관한 휘호경진대회는 시(時,) 서(書), 화(畵)를 중심으로 올해 4회째 진행됐다. 휘호경진대회에 참가한 이옥숙(방화2동·여) 할머니는 “나이 70이 넘어 처음 참여한 오늘 행사가 너무 뜻 깊고 행복하다”며 정성스레 글을 써내려갔다. 한국예술문화원 아카데미 교육원 한석봉씨는 “약 450명 정도가 참여했지만 협소한 장소 때문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지 못해 아쉽다”며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을 위해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이 상당히 기쁘고 매년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가운 한글날,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다
‘한글 꽃, 한글 꿈’ 특별 기획전은 한글을 이용해 7명의 현대미술작가가 창작한 미술 작품들로 구성됐다. 스티로폼에 170여개의 속담을 새겨 생활 속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 전시공간에 색색의 투명한 필름 조각을 물이나 마찰력을 이용해 붙여 한글을 만드는 전시 등이 있었다.
주시경 선생은 ‘말과 글이 거칠면 그 나라 사람의 뜻과 일이 다 거칠어지고, 말과 글이 다스려지면 그 나라 사람의 뜻과 일도 다스려지나리라’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길거리를 가득 채운 영어 간판과 무분별한 은어의 사용은 우리글을 거칠게 만든다. 진정 우리 모두가 뜻과 일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 아름다운 우리말인 한글을 바르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