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지구대
시민들이 112신고를 하면 가장 먼저 출동하는 경찰은 바로 지역경찰이다. 이번에 방문한 분평지구대는 총 50명이 4조 2교대로 24시간 근무하며 치안공백 없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있다.
저녁 7시, 주간근무자와 인수인계를 하며 야간당직팀의 근무가 시작됐다. 가장 첫 업무는 순찰팀장의 조회로 당일 임무와 주요사항이 전달되고 사고대비에 준비를 갖춘다. 무전을 통해 신고출동 지령이 떨어지면 순찰요원들은 현장에 출동, 신고사건을 처리한다. 신고가 없을 때는 관할구역을 지속적으로 순찰하며 범죄예방활동을 한다.
첫 현장 업무는 음주단속으로 기자는 경찰들과 함께 모충동 음주단속 현장에 출동했다. 음주단속 빈도에 대해 안귀찬(50·용암동)경위는 “최근 충북에서 교통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여 이를 예방하고자 매일 2시간씩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대의 진짜 시작은 술자리가 끝날 시점인 자정이 넘은 시간부터다. 자정을 조금 넘기자 조용하던 지구대 안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한 청년이 수갑이 채워진 채 임의동행되어 지구대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인근대학에 재학 중인 모 학생은 청주교대 인근에서 만취상태로 차량을 파손해 주민신고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인사불성인 학생과 피해자 사이에서 경찰이 중재하여 서로 합의를 도출해 훈방조치를 취했다.
사건이 일단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산남동 유흥지역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출동현장에서도 싸움이 계속되자 지구대로 동행해 조사를 시작했고 이번에도 경찰의 중재로 가해자가 피해자의 치료비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조사가 끝난 후 “왜 입건이 아닌 합의를 권하느냐”는 질문에 심영(47·수곡동)경위는 “상호간의 다툼이 입건처리가 되면 양측 모두 벌금 등 처벌을 받게 된다”며 “무조건 법절차에 맡기기보다 당사자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하게 해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지역경찰의 임무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우리 대학은 안전지역? 대답은 NO!
우리 대학과 관련된 사건을 취재한 결과 우리 대학 학우들이 후문근처에서 과도한 음주로 인해 패싸움이 일어나 경찰에 입건한 사례가 종종 있었고, 심한 경우에는 만취한 상태의 학생이 출동한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공권력과 자기 자신의 이력에 피해가 갈 수 있는 사례가 있었다. 이밖에도 학교 주변에서 고등학생들이 고성방가하거나 대학 주변에서 대학생인척 하며 술을 먹어 후문 근처 영업장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었다.
실제로 취재 다음날 학교 인근 PC방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우리 대학 모 학우가 심야시간 방문한 청소년을 출입시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한 경찰은 “대학교육을 받은 지성인으로써 행동하고 만약 사건발생시 경찰에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중의 지팡이, 살신성인에 오늘도 평화로워
늦은 시간까지 취재를 하며 경찰들의 업무피로도가 높다는 것을 체감했다. 한 리서치기관에 의하면 경찰은 평균수명이 62.3세로 사고에 의한 순직이 많은 소방직(56.8세) 다음으로 가장 짧은 수명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이재권(58·동명동)경위는 “지구대의 경우 주·야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져 건강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외에 힘든 점으로 남상섭(50·수곡동)경위는 “강력사건들이 발생할 경우 힘 있는 젊은 순경들이 없어 체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현재 우리 1팀에 막내경찰이 47살로 대부분 중장년인데, 최근 경찰인원을 증강하는 추세이므로 젋은 인력이 지원에 많은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재권(58·동명동)1팀장은 “근무하는데 많은 어려움들이 있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일선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처음 접해보는 경찰서 취재는 기자에게 야간당직팀 내 일어난 수십 건의 사건들로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 많은 사건들 속에서도 우리사회가 혼란해지지 않는 건 지역사회를 지켜주는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최일선에서 수호하는 경찰들이 있기에 우리의 낮과 밤은 평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