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돌을 던져라
종이돌을 던져라
  • 심은진
  • 승인 2013.11.2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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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 예찬한다. 국민들은 선거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이익과 의견을 표출해줄 대표를 선출하고,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민주주의가 발현된다. 선거에 대한 예찬론만큼이나 선거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계몽주의자 루소 역시 “영국의 인민들은 스스로를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다. 그들이 자유로운 것은 오직 의회와 의원을 선거하는 기간뿐이다”며 선거에 회의적이었다. 선거는 정치학자마다 그 의미부여를 다르게 하지만 역사적으로 '고무도장'과 '종이돌'로 대표된다.

  ▲‘고무도장’은 국민들이 선출한 대표가 통치자의 결정에만 맹목적으로 승인만 하는 행태를 빗댄 것이다. 오늘 말로 하면 소위 예스맨이다. 의회가 형해화되는 만큼, 선거 역시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공산당 독재의 형식적인 선거나 한국의 유신체제는 '고무도장' 선거의 전형이다. 고무도장 선거를 과거 유물로 취급하기 쉽지만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북아프리카 독재 국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의 경우 '고무도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종이돌'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종이돌로 승패를 가리는 민주적 절차를 의미한다. 여기서 종이돌이란 다름 아닌 투표용지다. '종이돌' 선거는 사회갈등을 제도로서 해결하고, 정치의 유의미한 변화를 촉진시킨다. 한국 역시 민주화 이후 여소야대 정국 형성과 여성의원 수 증가, 계급정당의 원내진출성공 등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또, 종이돌의 파괴력만큼 선거철에 정치인들은 표심을 잡기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생전 안 가던 시장까지 방문하며 어묵을 먹기도 한다.

  ▲우리 대학에서도 이달 20일 학생 대표자선거가 열린다. 내년 우리 대학을 이끌어갈 학생회에 학우들은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걱정과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총학생회를 비롯한 모든 자치기구들이 단독후보로 출마하기 때문이다. 특히 총학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한 것은 7년 만에 일이다. 경쟁이 없어서인지 공약의 참신함과 적극적인 선거운동은 보이지 않는다. 기존의 공약을 답습한 사례도 많고, 후보자가 누군지 모르는 학우도 부지기수다. 공약에 대한 심판과 전망의 '종이돌'을 힘차게 던지려해도, 학우들의 투표가 '고무도장'으로 남을까, 마땅한 대안이 보이지 않아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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