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에게 추천하는 ‘이 책도 좋아요!’
학우에게 추천하는 ‘이 책도 좋아요!’
  • 김재경 기자
  • 승인 2014.04.21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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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추천한다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마이클 샌델 作

  인도인 여성의 대리모 서비스 6250달러, 교도소 감방 업그레이드 1박에 82달러, 아프가니스탄 용병으로 전투 참가 1천 달러 등 시장가치가 예전에는 속하지 않았던 삶의 모든 영역 속으로 확대되어 돈만 있으면 모든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지금, 마이클 샌델은 이 시대의 가장 큰 윤리적 물음 “과연 시장은 언제나 옳은가?”라는 질문을 통해 독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샌델 교수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원하는 재화는 무엇이든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는 자유시장주의자들과, 시장에서의 거래가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모두 이익을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집단의 행복을 향상시킨다는 공리주의자의 입장을 정면 반박하며, 이러한 권리는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선언한다.

 책에서 소개된 일련의 예들을 말해보겠다. 미국에서는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은 줄의 맨 앞으로 나가 전용카운터에서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줄을 서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대신 줄을 서고 입장권을 받아주는 사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현재 공항과 놀이공원 공연장 등에서 선착순이었던 줄서기 윤리가 돈을 낸 만큼 획득한다는 시장윤리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비시장 규범이 지배했던 삶의 영역에 돈과 시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핏 시장거래 측면에서 보면 돈을 받은 쪽은 이윤이 남고 지불한 쪽은 시간이 절약되기에 일석이조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그들로 인해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다. 사실 빈부격차와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는 세상에서 그나마 공평하게 부여되는 것이 바로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이처럼 돈 있는 이가 시간까지 절약할 수 있는 세상은 많은 이들을 큰 상실감에 빠지게 만들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저자는 인센티브를 지적한다. 영국에선 조울증이나 정신분열증을 앓는 환자가 매달 항정신병 약물주사를 맞으러 진료소를 찾으면 15파운드를 받는다. 더불어 10대 소녀들은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는 성관계로 인한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을 맞으면 쇼핑 쿠폰 형태로 45파운드를 받는다. 또 2009년 GE는 직원을 대상으로 일 년동안 금연한 경우 750달러를 지급하는 금연정책을 쓰기 시작했으며, 미국 대기업의 80퍼센트가 건강 증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에게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정책들이 당장의 효과를 드러내는 데는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아무리 그래도 이것이 최선일까.

 하나의 가정을 세워보자. 부모에게 자녀가 감사편지를 쓸 때마다 만원씩 주었다고 했을때, 처음에는 자녀가 감사한 마음으로 편지를 쓰겠지만 점차 진정성보다 ‘만원’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형식적인 감사편지를 쓰게 될 것이다. 결국 감사편지를 쓰는 일은 돈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일종의 수고로운 노동으로 전락하게 되고, 만원이라는 보상이 끊어지게 되면 감사편지를 쓰는 행위 역시 중단되게 된다. 이러한 점을 염두해 둔다면 돈이 가치를 전도하는 현대사회의 심각한 문제점을 직시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사회에서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들이 올바른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똑같은 범죄자인데 그들을 ‘돈’으로 구분 짓고,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대리모, 인류 공동체를 위해서 모두가 노력해야할 탄소감축,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져야 할 명문대 입학권 등, 이 모든 것이 잘못된 것을 알지만 ‘돈’이라는 시장논리에 의해 당연시 여기며 살아간다.

 흔히들 인생역전, 로또 1등을 꿈꾼다. 한순간에 일확천금을 얻는다면 그 기분은 말로 다 할 수 없겠지만 과연 그 행복이 진정한 행복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교적 소득수준이 낮은 멕시코 국민들이 여타 선진국의 국민들보다 행복지수가 월등히 높다는 조사 결과(2009년 기준 빈호벤 조사기준)가 위 질문의 반증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도 결국 ‘돈’이 세상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많은 사회일수록 보다 행복한 사회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속으로 바래본다. 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얼마나 ‘돈’에 얽매여있는지, 그리고 더 이상 ‘돈’이 아닌 다른 가치로운 것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나라는 존재가 있고 ‘돈’은 부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를.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란 상품은 없다’라는 말처럼 이미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를 불행으로 초래하는 당신에게 이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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