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보다 이야기에 끌린다
이력보다 이야기에 끌린다
  • 서원프레스
  • 승인 2014.04.2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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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취업경쟁이 과열되기 시작하면서 몇 년 전부터 구직자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번지고 열풍을 일으켰던 학력, 학점, 자격증 등을 총칭하는 ‘Specification’의 약어 스펙이 지금은 누구나 갖추지 않고는 원서를 낼 엄두조차 내지 않는 필수요건이 되면서 더 이상 인재 선발의 믿을 만한 기준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스펙 열풍은 대학입시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몇 년 동안 대학들에서 봉사활동과 같은 이력을 계량화한 점수를 입시에 반영해 보았더니 너도나도 봉사 실적들을 산더미같이 만들어오는 바람에 그 차별성이 없어져 어느 대학에서는 입시에 봉사점수를 반영하는 것을 폐지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스펙 열풍 시대, 왜 승자는 따로 있는가라는 질문을 커버에서 던지며 스펙이 아닌 스토리로 승부하도록 제안한다. 이 책은 스펙과 스토리의 차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두바이 호텔과 마닐라 호텔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두바이 호텔 쪽 사람들은 세계 최고’, ‘세계 최대’, ‘세계 최초신기록을 매번 갱신하는 곳이 바로 두바이라고 소개하며 그 기록을 갱신하는 주기가 단 3개월이라는 말도 덧붙인다고 한다. 이에 비해 마닐라 호텔은 세계 최초도, 세계 최대도, 세계 최고도 아니지만 수많은 명사들이 다녀가면서 남긴 이야기 때문에 백 년도 넘은 낡은 건물이지만 지금도 전 세계 여행객들이 그곳을 찾아온다는 것이다. 최고, 최초를 갱신하는 두바이의 호텔의 기록은 언젠가 빼앗기지만, 마닐라 호텔의 단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는 아무도 빼앗을 수 없다.

화려한 이력은 남들을 밀어내지만 이야기는 사람을 끌어들인다. 취업에서도 이제 남들보다 높은 화려한 이력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에 면접관의 마음이 더 이끌리는 것 같다. 지난 820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기업 면접에서 화려한 스펙의 응시생들이 보여주는 천편일률적인 판박이 모범 답안에 "취업난 속 대학생들이 토익점수나 학점 등 스펙 쌓기에만 열중해 정작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뽑겠다고 표명한 것도 오늘날 기업이 경쟁적인 이력에 나타나지 않는 고유한 개인의 자질에 더 주목하고자 하는 것을 보여준다.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삶이란 무엇이며 나는 누구인지,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등을 돌아보는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하다. 대기업 리더인 그가 대추가 몇 개인지보다 그 안의 고뇌와 외로움에 주목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음미하게 해주는 시 한 수를 예로 들어 취업대란의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도록 권한 것도 계량적이고 경쟁적인 성취 그 이전에 더욱 절실한 근원적이고 고유한 자질의 발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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