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현실과 우리 대학의 미래
대학의 현실과 우리 대학의 미래
  • 서원프레스
  • 승인 2014.06.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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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술과의 신입생 모집 중단 결정으로 학교가 한동안 떠들썩했다. 미술과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교내에서 시위를 하며 신입생 모집중단 결정을 반대했지만 결국 2015년 미술과는 학생을 선발하지 못하게 되었다.

왜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난 것일까? 혹시 우리 과에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일이 우리 대학만의 일일까? 학생의 입장에서 아니 대학 구성원의 입장에서 이런 의문을 갖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언론 보도를 접해 보면 이런 상황이 우리만의 일이 아니요, 우리 지역 대학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거의 모든 대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금방 알 수 있다.

2018년이면 고교졸업자의 수와 대학입학정원의 수가 같아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때가 되면 대학 상당수가 정원을 채우지 못한다. 왜냐하면 고졸자 모두가 대학을 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부지기수인 반면 고졸자를 찾는 직장은 즐비한데도 사람을 못 구해 안달이다. 그렇다 보니 한 때 졸업생의 80% 이상이 대학을 가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제 70% 내외의 졸업자들이 대학에 진학한다.

이미 영호남지역 사립대학의 상당수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각종 평가를 통해 부실대학을 솎아 내려 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대학의 구조조정,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학과를 없애고 만들고 정원을 줄이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입학경쟁율이나 충원율, 중도이탈율, 그리고 취업률 등에서 성과가 나쁜 학과들이 하나하나 없어지고 있다. 그것도 정부의 주도하에 말이다.

우리 대학의 경우 지난 10여년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10여개의 학과가 명칭이 바뀌거나 아예 폐과가 되어 사라졌다. 물론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학과의 경쟁력에 문제가 생겨, 신입생의 유치가 어려워진 학과들이었다.

지금의 상황이 비교육적이고 비인간적이지만 일단 대학의 생존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대학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대학사회의 구조가 안정화되면 100, 200년 가는 대학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많은 대학들이 자기 살을 깎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자신의 과가 없어지는 아픔을 겪는 학생들의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하지만 대학이 망해 없어지는 경우는 더 끔찍하다. 졸업증명서를 모교에서 발급받지 못하고 다른 대학이나 구청 또는 동사무소에서 발급받는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한심한가. 내 자녀들에게는 아빠가 졸업한 대학은 옛날에 벌써 없어졌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대학은 지난 2년간 입시경쟁율이나 신입생들의 내신 및 수능 등급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는 대학이 되고 있다는 의미이니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면 우리 대학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우리 대학이 곧 개교 50주년을 맞이하겠지만, 앞으로 개교 100년은 충분히 맞이하는 대학이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 날이 오기까지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다름 아닌 세찬 풍파를 잘 이겨낼 수 있는 지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지혜 바로 그것이다. 지금은 낙담하고 서로를 원망할 때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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