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에 4년의 고민을 담아내다
가을 하늘에 4년의 고민을 담아내다
  • 심명환 기자
  • 승인 2014.10.08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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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많은 일들에 치이고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하며 지쳐 있던 나에게 친구가 물었다. 너의 대학 생활에 가장 기억이 남는 일은 뭐냐? 나는 잠시 멈칫하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답을 찾았고, 말없이 그 질문의 뜻을 알겠다는 표시로 잠깐 웃어보았다.

<편집자주>

 기자가 대학교 4년을 다니며 느낀 가장 큰 기억은 미래창조관 바람의 언덕에 서서 밤낮 할 것 없이 가을 하늘을 보던 것이다.

 참 지독하게도 봄, 여름, 겨울에는 그 곳에 갈 일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가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 집처럼 자연스럽게 찾아갔고 올해 역시도 자주 그 곳에 가있곤 한다. 왜 하필 가을인지는 기자 스스로도 잘 모른다. 날씨가 시원해서 그럴 수도 있고, 혹은 무심천과 주변 산들이 잘 어우러져 가장 아름다울 순간이기 때문 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곳에 갈 때면 흡연자의 담배 한 개비 마냥 고민 하나씩을 머리에 넣어 간다는 것이다. 그 고민이라는 것이 참 신기할 정도로 다양한데 ‘오늘 너무 피곤해서 인터넷 강의를 하나만 덜 듣고 가면 안 될까?’라든지 ‘저녁에 간식으로 치킨을 먹는다는데 맥주를 같이 먹어야 하나?’같은 정말 소소하고 의미 없게 느껴지는 것부터, ‘고등학교 친구는 벌써 대기업에 입사를 했다던데 5년 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성공하는 게 맞기는 한 걸까?’같은 철학적 고민까지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그 순간에 있어서만큼 기자에게 중요했던 것은 그 고민이 어떤 것인지, 해결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답을 찾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 고민을 나에게 말해본다는 그 자체가 기자에겐 한결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이었고, 바람의 언덕은 기자에게 그런 생각을 할 만한 곳 이였기 때문이다. 즉, 스님들에게 해우소(解憂所)라는 말처럼 나에겐 가을을 감싼 바람의 언덕이 있었다. 이어 지금까지 장황하게 기자의 가을 생활을 말한 것은 이 한마디를 말하기 위해서였다.

 “당신에게는 당신만의 해우소가 있는가? 만약 없다면, 당신은 고민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나의 모든 고민과 걱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나의 말을 들어주든지, 혹은 그 고민에 대한 해결방법을 쉽게 찾기 때문이라면, 참 부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만약 고민을 하고는 있지만 당신만의 해우소가 없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면, 학교를 좀 오래 다녀 본 경험자로서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자는 4년이란 시간을 꼬박 대학에서 보내면서, 사람들이 많이 생각하는 연애문제, 학업문제, 취직문제를 비롯한 많은 문제들을 고민했다. 그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누군가와 술도 마셔보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홀로 여행을 떠나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하면서 고민을 잊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었다. 이 노력 덕분에 어느 정도의 성과는 분명 있었지만 술과 여행이 가진 가장 큰 약점은 매일 습관처럼 하기엔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고 언제부터 인지도 모르게, 가을 저녁 바람의 언덕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은 나의 걱정과 고민을 날려 보내는 친구가 되어주었다. 항상 좁고, 오르막길만 많아 불편하다고만 생각했던 우리학교에서 이런 공간을 찾게 되었다는 생각에 그 기쁨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눈을 통해 스스로를 평온하게 하는 마음의 휴식처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굳이 먼 곳이 아니라도 좋고, 남들 시선에 맞춰진 화려한 것들을 하지 않아도 좋다. 가끔씩은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나를 위하여 손을 내밀어 주고 있기에, 기자 역시 단지 그 가을바람의 손을 잡았기에 한 결 가벼운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이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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